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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연필로 덧글 0 | 조회 24 | 2019-09-23 12:58:00
서동연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연필로 내가 내 팔을 찔러대는 것은 주사보다 더 아팠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용기가 필요 했다. 이 정도면 될까? 아니, 왕주사라던데. 너무 작아. 더 크게. 의심받지 않게 더 크게. 아팠다. 그래도. 그래도. 용기를 내어 연필을 힘있게 쿡 찌르자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따가웠다.8. 탈출 (2)괴물의 머리는 금세라도 나에게 덮쳐 들 것 처럼 모가지를 주욱 늘리며 다가 들었다. 허공에서 들리던 목소리도 깔깔거리며 조롱하는 듯한 웃음소리로 바뀌었다.기다려 주십시오. 저 환자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조사를 하셔야만 합니다. 일반적인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환자 입니다. 이해를.꿈속에서 목이 조여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는 몸부림치다가 번쩍 잠을 깬 것이다. 그리고 목을 조이고 흔들어대던 그 보이지 않는 검은 것도 어디론가 사라져서 목은 그리 답답하지 않다. 눈을 뜰까? 아니다. 그럴 필요는 없다. 귀찮다. 울고 싶을 뿐이다.내가 말한 것은 거짓말은 아니었다.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이야기할 수 없었다. 팔뚝에서는 시커멓게 박힌 연필심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아니야! 아니라고! 그 소리를 막아야 했다. 그래서 나는 울었다. 내가 말한 사실을 오로지 사실로 만들기 위해서.남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간에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는 내 남편. 그 남자를 사랑한다. 무미건조한 일상과 낭만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모든 생활의 지겨움이 있더라도, 그보다도 더욱 끔찍한 내 의심이 있더라도 나는 그 이를 사랑한다. 그런데 뭐가. 대체 뭐가 우리 사이를 방해할 수 있단 말인가.성숙이가 던진, 불에 달구어진 쇠꼬챙이. 그건 다행스럽게도 사내아이의 뺨만 살짝 스치고 지나가서 교탁 위로 굴러떨어졌다. 교탁의 나무가 지지직 소리를 내면서 모호한 연기를 신음처럼 토해냈고, 사내아이의 기세등등하던 표정은 금시에 얼빠진 얼굴로 일그러져 갔다.놀라서 고개를
그렇다 나는 틀림없이 혼자 창문을 올라서서 아래로 향해 뛰어내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나의 모습을 분명 누군가는 보게 될지 모른다. 분명 나 혼자의 짓이다. 먼발치에 있는 사람이 남편과. 그 여자의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리가 없다. 나는 스스로 자살한 것이다. 아아5. 회상 (2)괴물의 머리는 금세라도 나에게 덮쳐 들 것 처럼 모가지를 주욱 늘리며 다가 들었다. 허공에서 들리던 목소리도 깔깔거리며 조롱하는 듯한 웃음소리로 바뀌었다.기다려 주십시오. 저 환자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조사를 하셔야만 합니다. 일반적인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환자 입니다. 이해를.깨어나신 모양입니다.아아. 저것이 내 남편의 목소리란 말인가? 아니다. 저건 내가 아까 들었던. 베란다 난간 너머로 곤두박질 칠 적에 들었었던 그 목소리. 그 여자. 아니. 지금은 분명하다. 내 시어머니의 목소리. 바로 그것.물러서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결심이 어느덧 흔들리기 시작한다. 언뜻 뒤를 보니 더 이상의 길은 없다. 막다른 벼랑 위의 길. 그러나 그 한끝은 지금보다는 오히려 평온해 보이는 낭떠러지. 그 밑에는 아직도 믿음직한 남편의 팔이 있다. 손짓하는 듯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다. 그리로 가고픈 충동. 그러나.모르시고 계시단 말입니까? 저희는 민정 씨에게 사건의 경위를 듣고 싶어서 이렇게.그건 분명 남편의 목소리. 그리고 아까 꿈에서 듣고 있었던 어느 여자의 목소리. 이건 꿈이 아니었다. 헛 것이 아니었다. 환청이라고? 헛것이라고? 내 몸은 꿈에서와 그대로 떨어져가고 있는 것이다.쏴아악하면서 거친 바람이 나의 머리결을 뒤로 휩쓸면서 나는 피가 머리 꼭대기로 쏠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눈 앞에는 어느새 기이한 풍경이 다가오고 있다. 하늘이 둥글게 돌고 있다.민정아 왜들 그랬지? 말해 보렴.나는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연기라는 것을 해 본적은 없지만, 여자는 모두가 배우가 될 수 있다. 아마 나의 일생일대의 연기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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